SEA: Day and Night

길 위의 창과 거울, 동남아의 일상과 나를 마주하다

개인전 | 권학봉

SEA: Day and Night

태국 람빵에서 출발해 라오스, 캄보디아, 그리고 다시 태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통해, 국경 너머 동남아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과 숨결을 담았다. 거창한 장비 없이 단 한 대의 카메라로 기록한 이 사진들은, 삶을 관찰하는 창이자, 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다. 익숙하지만 낯선, 조용하면서도 색채로 넘치는 동남아의 현재를 다시 바라보는 시선이다.

  • 기간: 2024년 12월 11일(수) ~ 12월 16일(월)
  • 오프닝 이벤트: 2024년 12월 14일(토) 오후 4시
  • 장소: 갤러리 경북 (마루아트센터 신관 2층 5관)

이 여행은 다큐멘터리 Long Way Down에서 시작되었다. 이완 맥그리거가 오토바이를 타고 스코틀랜드에서 아프리카 케이프타운까지 24,000킬로미터를 달린 여정이 인상 깊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길 위에 몸을 맡긴 그의 모습이 내 안에 남았다.
그를 떠올리며 나도 생각했다. 국경을 넘고,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길을 따라 달려보고 싶다고.

스코틀랜드 대신, 내가 살고 있는 태국 람빵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라오스를 지나 캄보디아를 거쳐, 다시 태국으로 돌아오는 경로였다. 오토바이는 현실적으로 무리였기에, 대신 오프로드용 4륜구동 차량을 선택했다.
한국인이 태국 등록 차량을 몰고 다국적 국경을 넘을 수 있을까, 사실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일단 길 위에 서 보기로 했다. 나아가다 보면, 길이 보일 거라 믿었다.

동남아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장소다. 그러나 국경을 직접 넘으며 자동차로 이동하는 동안, 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풍경과 사람들의 삶을 마주했다.
대단한 사진을 찍으려는 욕심은 없었다. 카메라 하나와 렌즈 하나뿐인 가벼운 장비, 가벼운 마음으로 떠난 여정이었다.

하지만 돌아와 사진을 들여다보니, 그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었다. 사진은 유리창이 되어 세상을 비추었고, 동시에 거울이 되어 내 자신을 비추었다. 세 나라를 지나며 무뎌졌던 감각과 세계와의 관계를 다시 마주했다.
그때의 공기, 빛, 냄새, 바람의 결까지도 사진을 통해 다시 살아났다.

이번 전시는 그 여정에서 만난 동남아의 일상을 담은 기록이다. 조용하지만 생생하고, 색으로 가득한 풍경들. 단어 몇 개로 설명할 수 없는 다채로움이 그곳엔 있었다.
태국에 살고 있지만, 라오스는 다르게 느껴졌고, 캄보디아는 또 달랐다. 멀리서 보면 비슷하게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각자의 색과 결이 분명히 드러났다.
그곳 사람들의 일상에는 역사와 감정, 문화가 겹겹이 녹아 있었다.

이 전시가 그 다양한 결의 단면이라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부족한 사진과 글이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과 호흡이 전달되었으면 한다.
여정의 끝에서 나는 다시 다짐했다. 앞으로도 계속 걸어가겠다고. 스스로에게, 그리고 사진을 보는 여러분에게.

2024년 겨울, 람빵에서 권학봉 씀

개인전 | 권학봉

동남아 길 위에서: 낮과 밤의 여정

길 위에서 펼쳐진 풍경과 순간들: 동남아 자동차 여행기

『동남아 길 위에서: 낮과 밤의 여정』은 사진작가 권학봉이 4륜구동 차량을 몰고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를 무계획으로 여행하며 경험한 일상과 순간들을 담은 여행기다. 예기치 못한 고장, 국경 통과의 긴장감, 현지인들과의 소소한 교류까지, 여정 속 다채로운 이야기를 생생한 사진과 유쾌한 글로 풀어낸다. 사진가의 시선으로 포착한 동남아의 풍경과 삶은, 독자에게 여행의 본질과 자유의 감각을 다시 일깨운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삶의 ‘현장’을 누비며 마주한 이야기들이, 페이지마다 살아 숨 쉰다.

  • 출간일: 2024년 12월 11일
  • ISBN: 9788960306424
  • 쪽수: 264쪽
이 프로젝트에 함께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