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ial scenery

Denial scenery

Date: 12 DEC 2020 ~ 15 DED 2020

About: Fine Art photography

Job: Artist

Location: CMU Art and Culture Center

This project reflects what I believe to be the essence of human life: the constant denial of reality. In Denial: Self-Deception, False Beliefs, and the Origins of the Human Mind, American biologist Ajit Varki asserts that humans possess an innate tendency to deny facts as a means of escaping the existential fear of death. This instinctual denial has become a unique driving force that differentiates humans from other animals. Similarly, in the Indian epic Mahabharata (महाभारतम्), it is written, “We know that humans are destined to die. Yet we live, work, play, and plan for the future as if we are immortal. What could be more astonishing?” This profound denial of reality and yearning for utopia have both enriched human culture and distorted our perception of reality.

The American cultural anthropologist Ernest Becker, in his book The Denial of Death, argues that:

“The intellectual ability to recognize human vulnerability and inevitable death, when combined with the instinct for self-preservation, creates profound fears. One of the most important functions of cultural worldviews is to manage the fear of death.”

Becker’s insights suggest that the denial of reality, combined with self-preservation instincts, transcends religion and culture to become a universal value deeply embedded in human life.

This denial inevitably distorts our values. Whether the impact is positive or negative, these distorted values act as barriers to our perception. My intent is not to focus on the aesthetic aspects—whether beautiful or ugly—but rather on the courage to look within and confront the truth of our existence.

Certain images hold a strong presence in our minds, particularly those far removed from our daily lives. These images, shared and amplified among people, often manifest as obsessions, such as the romanticized yearning for “Mother Nature.” Yet this constructed image of nature fails to reflect reality. In truth, nature is often hostile, harsh, and dangerous to humans.

For instance, the lush green plants we admire are the result of chemical and physical processes that strip away millions of years of coexistence with parasites, fungi, and other life forms. Even wooden furniture undergoes extreme treatments—steamed at hundreds of degrees and soaked in chemicals for preservation—before being covered entirely in synthetic coatings like polyurethane. We mistakenly believe this sanitized material to be natural.

What we call “nature” is, in fact, a packaged and artificial version of reality. The wild, untamed, and hostile aspects of nature are excluded. Everything we perceive as beautiful and desirable undergoes a process of artificial refinement. The materials that dominate our environment—iron, plastic, glass, and concrete—are overwhelmingly artificial.

These materials are often associated with bleakness, coldness, and harm. However, contrary to these perceptions, they are also clean, beautiful, familiar, and safe, which is why they surround us completely. In reality, we are not simply surrounded by these materials; we live within them.

Our human environment is characterized by concrete forests, cultivated plastic trees, and glass windows set within steel branches. Using our innate denial of reality, we reject the environment we see every day, while insisting we are only temporarily separated from the “natural” world. This contradiction underscores the depth of our denial.

To express these ideas, I used plastic film to overlay and combine images from different times and spaces, creating a new original film. By photographing and reprocessing these layers, I unified them into a single, cohesive form. This process reawakens the sense of reality that is often lost when time and space are fragmented. I discarded the original colors of the photographs and repainted them to create the most artificial hues possible. Some areas were rendered smooth like plastic, while others emphasized rough, concrete-like textures.

Through this work, I aim to discuss the importance of facing reality head-on. Even if it appears shabby or insignificant, it may hold a fragment of the truth we seek within our hearts.

Written by Hakbong Kwon in Lampang,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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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부정

이것은 끊임없이 현실을 부정하면서 살아온 우리의 본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미국의 생물학자 아지트 바키(Ajit Varki)의 저서 ‘부정본능(Denial Self-Deception, False Beliefs, and the Origins of the Human Mind)에서 인간은 죽음이라는 근원적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끊임없이 사실을 부정하려고 하는 마음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러한 현실 부정은 인류의 다른 동물과의 차별화한 원동력이 되었다. 인도의 서사시 ‘마하바라타(Mahabharata महाभारतम्)’에서 “우리는 사람이란 죽을 운명임을 압니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고 일하고 놀고 앞날을 계획하는 등 불멸의 존재인 것처럼 여깁니다.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이러한 현실의 부정, 이상향에 대한 동경은 우리 문화를 풍족하게 만드는 강력한 원동력이자 또한 현실을 왜곡하는 원인이기도 했다. 현대 사상가 어니스트 베커(Ernest Becker)는 자신의 저서 ‘죽음의 부정 (The Denial of Death)’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인간의 취약성과 필연적 죽음을 인식하게 해주는 지적 능력이 자기 보존 성향과 결합되면 끔찍한 공포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적 세계관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죽음에 대한 공포를 관리하는 일”이라며 “이는 주로 자기 존중의 문화적 메커니즘을 통해 성취되는데, 자기 존중은 내가 의미있는 우주에 소중한 이바지를 한다는 믿음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가 삶의 시간속에서 대부분을 보내고 있는 도시 환경과 그 대척점에 있는 포장된 대자연의 이미지는 현실 부정 본능속에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니스트 베커의 말처럼 자기 보존의 성향과 결합한 현실의 부정은 종교와 문화를 초월해서 우리 삶의 보편적 가치관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실부정의 결과는 왜곡된 가치관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왜곡된 가치관은 그것이 긍정적 영향이든 부정적 영향이든 우리의 인식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다. 나는 이러한 것에 대한 아름다움이나 추함에 관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내면을 똑 바로 바라 볼 수 있는 용기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어떤 이미지는 사람들 마음속에 강하게 자리 잡는다. 특히 자신의 삶과 멀리 떨어진 가끔씩 접할 수 있는 것일수록 그렇다. 그런 이미지는 다른 사람들과 공유되면서 증폭된다. 증폭된 이미지는 마치 우리가 대자연을 동경하는 것처럼 하나의 강박으로 나타난다.

그렇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대자연이라는 이미지는 현실을 반영할 수 없다. 왜냐하면 현실 속의 인간에게 매우 적대적이며 거칠고 위험하다. 아름다운 녹색을 보여주는 식물은 수백 만년 동안 같이 공생하던 모든 생명, 즉 기생충, 균류, 기생식물들을 화학적 물리적인 가공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원목 가구라고 하는 것도 수백도의 뜨거운 스팀으로 쪄내고 독한 화학약품속에서 길게는 1년이상 방부 처리된 것도 모자라 인간의 살갗이 닫는 모든 부분을 철저하게 플라스틱으로 뒤덮는다. 결국 폴리우레탄의 촉감을 우리는 자연의 것이라 착각하는 것 뿐이다.

이처럼 우리가 좋아하는 자연은 하나의 포장된 자연이다. 현실속에 살아 숨쉬는 거칠고 위험하며 적대적인 진실이 아니다. 우리가 마음에 들어 하고 근사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가 인공적인 포장이라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런 포장의 재료를 살펴보면 철, 플라스틱, 유리, 콘크리트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것들은 인공적인 물질이다.

철, 플라스틱, 유리, 콘크리트 등을 떠올리면 삭막하고, 냉정하고, 차갑고, 유해하다는 이미지를 가진다. 이런 소재들은 그런 이미지와 다르게 우리에게 매우 깨끗하고, 아름답고, 친근하며, 안전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좋아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소재들이 우리를 완전히 포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그런 소재에 포위 당한 것이 아니란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의 환경은 콘크리트 숲을 만들어 플라스틱 나무를 가꾸며 강철로 만들어진 가지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유리의 창을 낸 것이다.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는 현실부정의 기술을 사용하여 매일 바라보는 환경을 부정한다. 자기 자신은 대자연을 좋아하며 현실은 어쩔 수 없는 조건 때문에 잠시 기거하는 것 뿐이라 주장한다.

나른 이러한 표현을 하기 위해서 플라스틱 필름을 사용해서 다른 공간과 시간을 가진 여러가지 이미지를 붙이고 잘라서 새로운 원판 필름을 만들었다. 이렇게 중첩된 이미지들을 가지고 다시 촬영함으로써 하나의 덩어리로 이어 붙였다. 우리가 공간과 시간을 분리함으로써 느낄 수 없었던 현실의 감각을 다시 환기시키기 위해서다. 나는 최대한 인공적인 색감을 낼 수 있도록 촬영된 원본의 색을 버리고 다시 채색해 주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플라스틱처럼 매끈하게 보이길 원했고, 다른 부분에서는 콘크리트처럼 거친 질감에 주목했다.

나는 우리의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그것이 비록 초라하고 볼품없는 것일 지라도 우리들 마음속에서 원하는 진실의 한 조각이 아닐까 생각한다.

2020 람빵에서 권학봉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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